순수이성비판 강의
배경 및 동기
칸트. 순수이성비판
57세(1781년)할아버지 나이대에 첫 출간(-_-)b 리스펙.
프랑스혁명(1789) 직전에 나온책으로 계몽주의를 대표하는 저서이다.
이 책을 읽게 된 동기.
순수이성비판. 표지가 멋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 꽤 멋진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엘리트가 될 거라는 착각이랄까?ㅎ 두 번째로는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인간” 답게 살기 위해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내가 뭘 더 알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어느 정도의 답도 얻고 싶었고, 마지막으로 기독교 경건주의를 가진 칸트가 얼마나 이성적으로 인간을 분석할 수 있었는지도 궁금했다.
필요한 기본지식은 무엇인가?
이 책은 경험론과 합리론을 구분할 줄 알면 책의 맥락을 이해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것 같다. 아님 고대-중세-근대철학의 전반적 흐름만 알아도 오케이!
3대비판의 요약.
인간은 무엇을 알 수 있고(순수이성비판),
인간은 무엇을 행해야 하며(실천이성비판),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판단력비판)
먼저 ‘3분철학’ 책에서 칸트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이걸 먼저 공유하려한다.
- 인간의 내면에 숨어있는 본능적인 성질은 본래의 자신이 아니다. 이러한 성질을 억누르고 있는 이성이야말로 본래의 자신이다. 이성으로 이겨야만 진정한 자유라고 말한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은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라 야만적인 욕망의 노예이다. 노예가 되면 이성은 사라진다. 이성이 사라지면 내가 사라진다.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이 입맛대로 채워지는 것을 자유라 말하지만 칸트가 말하는 자유는 다른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결정권을 가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할 때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사는 것이 자유가 아니라, 그것이 합리적인지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해 자신의 규칙을 만들고 그것을 따르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고 말한다. 늘 해야 하는 것이다. 조건을 생각해 이익이 되면 하고, 이익이 되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옳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이 손해를 보는 것이라도 마땅히 해야 한다. 주의의 기대나 시선 혹은 권력에 의해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원리가 되도록 행하라.” (-_-b 멋지다.)
순수 이성(reason) 비판
핵심.
이 책은 생각(이성)의 구조를 분석한 책이다.
비유하자면 컴퓨터의 OS(운영체제)의 생각버전 이랄까?ㅎ. 컴퓨터도 정보가 어떻게 들어오고 어떻게 구성되며 어떻게 정보를 주고받으며 어떤원리로 계산하는지를 설명해주듯, 칸트도 인간의 생각을 구조적으로 쪼개고 뽀개고 나누고 비틀고 새롭게 연결해서 아주 창의적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구조에 엄청 집착을 해서 ‘대상’을 파악하는것을 증명해 내는데 온힘을 쏟는것이다. 그것도 기존의 대립된 이론들(경험론, 합리론)을 통합하면서 까지.
여기서 특이한점은 우리는 일반적으로 경험의 근거를 “외부” (경험적 접근)로 부터 얻는다고 생각을 하지만 칸트는 외부에서 오는 경험은 증명할 수 없기때문에 “내부”(선험적 접근)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점이 특이하다. 그래서 이것을 코페르니쿠스적 전회(전환)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이런 질문이 자연스레 생길것이다.
- 우리가 경험하는 대상들을 증명할 수 없다고?? 내가 지금 다 경험하고 있잖아!. 다른사람들도 다 똑같이 경험할텐데??
- 생각으로 대상을 증명해 내는게 가능해?? 생각은 주관적인데 이걸 어떻게 증명하는거지??
- 굳이 이걸 왜 증명할려고 그래. 피곤하게!.
내가 이 책을 통해 이해한것을 바탕으로 좀 설명을 해보자면.
첫 번째, 외부경험으로 대상을 증명할 수 없는 이유는 경험의 한계에 있다. 우리가 가지는 경험은 ‘상대적’이라서 언제라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인데. 예를들어 인구의 99%가 코로나 후유증으로 후각을 잃어버렸다면, 앞으로의 세상은 후각이 있다는 것이 진짜일까? 아니면 후각이 없다는게 진짜일까? 어떤게 진실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이렇게 우리의 감각이 바뀌면 그에 따라 대상을 인식하는것도 달라짐으로 감각을 통해 대상을 안다는것은 한계가 있다는것을 말하는것이다. 병이 더 악화되어 색을 구분할 수 없다면, 더 심해져서 흰색과 검정만 구분할 수 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대상이라는것은 완전 다른 형태를 가지게 될것이고 대상은 더욱 더 다른 모습이 되겠지. 즉, 우리의 경험은 한계가 있어서 그것으로는 대상을 증명할 수 없는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감각체계가 바뀌면 대상도 바뀌게 되니까.
그러면 두번째, 그걸 내부(선험적)에서 접근하는게 가능할까?? 그것을 증명하는게 “순수이성비판”의 핵심이다. 그래서 칸트는 사람의 인식구조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모든 상상력을 발휘해 증명하고자 한다. 엄청 분석적이고, 논리적이고, 그리고 창의적이다. 그 구조를 알려면 ‘이성’에 대해 알아야하고 이성의 구조인 (감성:직관 | 지성:범주) 에 대해 알아야한다. 내가 여기서 이것들에 대해 설명하는건 큰 의미가 없을것이고 그냥 느낌만 보면 좋을듯하다.
어떤 대상이 우리에게 주어지면 우린 ‘막 여러가지’ 생각을 할것이다. 예를들어 사과가 주어진다면 ‘막 여러가지’(형태, 색깔, 맛, 갯수, 크기 혹은 그와 관련된 만류인력법칙 등등)을 떠올릴 수 있다. 칸트는 ‘막 여러가지’ 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시간, 공간, 양적, 질적, 관계, 양태 / 감성, 지성,이성 / 직관, 개념(범주) >라는 명확한 개념으로 정의하면서 분석적으로 증명하는것이다. 더이상 우리의 생각은 ‘막 여러가지’가 아닌 어떤 ‘조직적인 구조’ 를 띄게되고, ‘아 생각 안에서 생각에 대한 접근이 논리적으로 가능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게된다. 저 구조가 작동하는것을 이해하게 되면 ‘존재’ 한다는것도 입증할 수 있을테고. 마치 컴퓨터 운영체제가 눈에 보이진 않지만 구조적, 수학적으로 코드화 되어있는 text를 보여주면서 원리를 설명해주면 그것이 존재한다는것은 아는것 처럼.
사실 매우 논리적이고 증명을 하기위한 글이라 딱딱하고 숨 쉴 틈을 주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나면 인사이트가 생기는듯하다. (이건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세상을 보는관점’ 이 달라짐을 느꼈다. 처음 읽을때는 세상을 알 수 있을것 같고 분석할 수 있을것 같은 자만이 생기기도, 그 다음엔 아 정말 내가 아무것도 알 수 없구나, 또 때론 외롭고 또 때론 무서운 느낌도 들었다. 왜 무섭기까지 했냐고? 이성을 통해 생각과 경험을 올바르게 컨트롤 할 수 없으면 자신의 몸과 마음이 무너지는것은 물론 나와 관련된 공동체와 사회적으로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것이다. 그리고 내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리에 올라가면 갈수록 그 결정에는 더 많은 유혹들이 달라붙겠지. 이성으로 한계가 있음을 느낀다면 칸트의 ‘판단력비판’의 ‘신’이라는 것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여기서의 신은 이성의 한계를 넘어서는것이고 우리가 증명할 수 없는 영역이며, 개인적인 ‘신념’ 이라고 이야기한다.)
난 전문가가 아니니 내 나름대로의 (초보)관점으로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큰 틀로 보면 2가지로 나뉜다.
1. 인식하고 2. 분석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생각의 가장 기본구조다.)
목차가 총 4부로 되어있는데 1부가 전체적인 구조, 2부가 인식, 3~4부가 분석이다.
1부. 인식의 원천 2가지 (감성:직관 | 지성:범주)
: 우리가 대상을 인식하는데도 2가지만 있으면된다. 그것이 ‘감성/지성’이다. 이 둘은 섞일 수없으며 철저하게 분리되어 구성된다. 나중에 이 둘의 관계를 연관짓는 ‘상상력’ 이라는 개념이 또 등장하지만 이것은 인식의 원천은 아니다.
:예) 만약 우리 눈앞에 어떤 사물이 휙~ 하고 지나갔다면 우리는 이것을 ‘인식’한것일까? 아니다. 이것은 경험(감성)에만 해당한다. 지나간것이 무엇인지 규정을 내렸을때- ‘아, 날파리가 한마리가 지나갔네.’ 했을때 우리는 대상을 ‘인지’했다고 정의한다. (이런식으로 우리가 알고있는 생각의 추상적인 부분을 칸트만의 용어로 정의해 나가면서 구체적으로 분석해나간다.)
2부. (초월적)감성학 : 인식
: 여기서의 감성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감성과는 다르다. 뭐랄까. 감정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인식을 하는 첫번째 단계(?) 같은 느낌으로 접근하면 좋을것 같다. 딱 보면 바로 아! 와 같은 직관의 기능으로 대상의 표상들이 머리속에 떠오르면 그것이 나중에 지성과 연결된다. 즉, ‘감성을 매개로 대상들은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고(표상) 이것은 지성과 연결되서 인식에 성공하는것이다.
3부. (초월적)논리학 :분석 - 경험적 인식의 대상에 적용가능 (지성과 사고의 규칙)
논리학도 2가지로 구분이 되는데 1. 초월적논리학, 2. 초월적변증학 이다.
먼저 초월적 이라는 말이 좀 추상적일것이다. 사전적 의미는 ‘경험과 인식의 범위를 벗어나는것’인데 기존의 논리학이라는 그물망 위에 하나의 그물망을 더 덮어씌워서 좀 더 촘촘한 구조를 만들었달까? 그리고 그 구조가 바로 ‘감성/지성’이라는 구조다. 실제로는 경험적(감성), 선험적(지성)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논리학과 변증학의 차이를 구분해보자면 논리학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것을 대상으로하고, 변증학은 우리 경험의 한계를 넘어서는것을 대상으로 한다. 칸트는 이 영역을 ‘물자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것을 종교적 의미로 보자면 ‘신’ 이라고 볼수도 있고 아니면 ‘도’ 아니면 ‘본질’ 같은 것으로 볼 수 있을것 같다.
앞에서 인식의 원천이 감성과 지성이라고 이야기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감성안에 '직관' , 지성안에 '개념'이 인식의 원천인것이다. 직관은 표상을 받아들이는 능력(마치 우리가 오감을 통해 대상을 인식하듯)을 가지고 있고 개념은 받아들인 표상들을 사고하는 능력인것이다. 그리고 이 내용들을 구조적으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감성은 대상을 받아들이는 일만하고 지성은 받아들인 대상을 능동적으로 구성할 수 만 있지 대상과는 직접적으로 관계할 수 없다. 그리고 이 둘은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으므로 있어보이는 말로 '이종성'을 가지고 있다고하고 이것이 순수이성비판 이해의 핵심이다.
정리하자면, 초월적 논리학은 그냥 복잡한 논리학이라고 정의하면 쉬울것 같다. 그리고 ‘복잡한’ 이라는것은 감성(직관)/지성(개념)이라는 그물에 한번 더 싸여있기 때문이고 이렇게 한번 더 싸주면 우리가 ‘안다’라는것을 좀 더 구조적으로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것이다.
4부. (초월적)변증학 : 분석 - 경험의 한계를 넘어서는 지성과 이성에 대한 비판.
여기서부터는 형이상학 (정말 철학적인 내용)이 시작된다. 분명 있는것 같으면서도 실제로 증명하라고 하면 할 수 없는 것들. 끊임없이 생각해도 답을 얻을 수 없는 것들. ‘본질, 신, 영혼, 자유, 예술 등을 칸트는 분석적으로 정의하려고 시도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건 우리가 알 수 없는 영역이고 그중에서도 직관이나 느낌(?)에 대한 대상이 아니고 대상에 대한 판단에 의한 영역(지성의 영역)이라고 한다. 우리의 생각은 경험/지성 이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지성의 확장을 통해 생겨나는 자연적인 현상의 일부라는것이다. 예를들어 누구나 삶의 본질, 이상적인 세계, 이상적이 자유, 이상적인 신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이것은 경험과는 상관없는 인간의 이성의 본성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착각(가상)인것이다. 그리고 신이 있는가? 본질이 존재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로 논쟁을 하는것은 주관적인 것들을 객관적인듯이 슬쩍 바꿔치기하는 ‘환상’ 에 불과하다는것인고 이런 논의들은 소모적이고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는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우리가 알 수 있는 영역에 대해서만 생각하자고 이야기하고, 우리가 알 수 있는것이 1장~3장까지 나왔던 ‘이성’의 구조인것이다.
그래서 1~4부의 제목을 이용해 “순수이성비판” 을 정리해보자면
인지(감성학)하고 분석(논리학)하는것을 통해 인간의 생각을 구조적으로 분석해 볼 수 있는데 그러다보면 우리가 알 수 있는것과 알 수 없는것을 분리해낼 수 있고 , 우리는 우리가 알 수 있는것(감성과 지성)을 통해 어떻게 대상을 인지하는지 알게되면 사유의 확장성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순수이성비판적 사유가 생각을 넘어 실천이성비판이라는 행동까지 확장되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순수이성비판까지만 안다면 이것은 단순한 지식을 채우는 과정일 뿐이고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지식이 많은것이 아니라 실천이성비판과 같이 도덕법칙으로까지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면 인간이 인간인 이유가 실질적으로 드러나고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든다.
인간은 분명 ‘이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을 하지만 그것은 반쪽짜리 이성이고 진정한 이성은 실천이성비판에 나오는 ‘도덕법칙’을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생각이 든다. 후에 기회가 된다면 실천이성비판도 읽고 글로 남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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