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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

by heesangs 2024. 8. 10.

 

인간다움 - 김기현 교수


AI가 이제 내 일상에 꽤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업무에 있어서, 그리고 개인 공부에 있어서 검색보다 GPT에 더 많은 의존을 하게 된것이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기현 교수님의 말대로 가랑비에 옷젖듯이 천천히 나의 자산(개인정보 및 개인성향들이 인공지능의 학습자료가 되어가는것)들을 AI에게 빼앗기고 있는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큰 변화의 시대이다. 새로운 기술은 생활환경과 동시에 사람들의 생각도 변화시킨다. 물리적 세계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내면세계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들은 이러한 변화의 추세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이익과 잠정적인 문제에 대해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위해 이 책은 좋은 주춧돌이 될것이라 생각한다. 단순한 인문학적 소양이 아닌 실제 삶을 우리가 어떤시각으로 바라봐야하는지 그 기준을 세우는데 필요한 좋은 관점을 만들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인간다움을 정의하는 3가지 "공감, 이성, 자유"에 대해 역사적 관점을 가지고 풀어내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개인’의 형성과 근대에 생긴 인간다움의 의미에 대해 집어본다. 현대인들이 인간다움에 대한 혼란을 겪고 왜 인지부조화를 경험하는지 그리고 4차 산업혁명에 어떤길을 가야할지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것같다. 

 

1장.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최소한의 조건. 

인간다움은 재능과 지식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다. 단지 자신만의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지 않기때문에 인간다움이 발현되는것이다. 타인도 나와 같은 존재라는것을 인식할때, 그들에게 공감할 수 있을때 우리는 비로소 인간답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것이다.

 

닮은듯 다른의미의 감정이입, 연민, 공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감정이입은 내가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그 목적을 근거로 나의 행동을 그에 맞추어 조율할 수 있게 한다. 이런의미에서 감정이입은 상대방이 아닌 나를 위해서 하는것이다. 여기에서 머물지 않고 그를 향한 호의적 태도로 변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연민이다.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타인의 감정을 내 감정처럼 느끼고 그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적극적인 마음까지 동반한 상태가 공감이다.

 

공감이 감성과 감정적인 부분이라면 이성은 정당한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이것이 맞는지 계속해서 의심하고 검증하는 방법읕 통해 지속적으로 why에 대해 대답하는 능력이다.  감성은 친밀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문화적 판단이나 삶의 기준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이것은 보편적인 도덕으로 나아갈 수 없다. 흄도 감정의 편파성에 대해 인정을 했다. 하지만 이성은 기준을 만들고 보편적인 규범으로 만들어질 수 있으며 공감의 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것이다. 

 

자유는 독립적인 삶의 완성이다. 개인적인 자율성과 도덕적인 자율성, 권위주의적 사회가 붕괴되면서 자율성이 생겨났다. 우리가 자연적 본성을 따르는것은 비 자율성이며 중독과 강박이다. 자유는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고 계획에 따라 삶을 통제하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것 까지가 자유인것이다. 

 

인간다움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공감을 연료로하고 이성을 엔진으로해 자율적으로 공동체적인 규범을 구성해 공존하는 성품" 이라고 정의한다. 


난 여기서 현대사회가 변화하는 흐름에 대해 생각해봤다.

고대, 중세의 공동체에서 근대의 개인으로, 근대의 개인에서 현대의 슈퍼개인(AI를 활용해 많은것을 이룰수 있음)으로 나가는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이런 변화를 겪고 있지만 인간은 단순히 생존하기위해서만 살지 않는다. 오히려 타인을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할때 생존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주의 시대에 공동체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새롭게 정의하는것이 현 시대의 과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장. 고대 : 이끌리는 삶이냐 개척하는 삶이냐

93p. 정치적이라는것은 사람들과 어울려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그 속에서 자기 이해를 도모하는 행위이다.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세계관에서 인간의 목적은 정치적 공동체를 누리는 것이다.

3장. 중세 : 내면세계라는 집을 짓는 기나긴 여정.

부재 - 평등의 정신이 확장되고 내면세계에 대한 관심이 점차 깊어질때,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기획하고 성취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 또한 성장한다.

102p. 고대사회는 헌신이나 애국심 같은것만이 가치를 인정받았고 개인의 욕망과 쾌락 같은 사적인 감정 추구는 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장애가 되는것으로 여겨졌다. 귀족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개인의 선택보다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이 우선시 되었다. 전체주의(엘리트주의) -> 개인주의로 넘어가는 단계

105p. 전쟁은 인간의 이성을 위축시킨다. 기원전 5세기 페르시아의 침략을 막기위해 그리스라는 도시국가가 협력한다. 이때 철학이 잉태되었고 정신적 풍요를 낳았다.알렉산더가 주변을 정복하고 지역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페르시아에서 태어나 그리스교육을 받고 북아프리카에서 직장을 얻는 일이 가능해졌다. 그리스와 아시아 문화가 결합한 독특한 색체를 갖는데 이것이 헬레니즘이다. 군사적으로는 마케도니아가 점령했으나 그리스 정신은 마케도니아의 확산을 계기로 더 넓은 지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기원전 3세기 무렵부터는 로마가 세력을 확장하며 그리스.로마시대가 위상을 높이게 된다. 여기서 앞에 그리스가 붙는이유는 문화적으로는 그리스가 지배했기 때문. 그리고 그리스문명의 세례를 받지 못한 부족들 (게르만족, 켈트족 등)을 야만족(바바리안)이라고 불렀다. 고대사회는 전쟁이 생활의 일부였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초월에 대한 동경, 이성의 위축,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이성의 역할도 바뀐다. 그리스철학의 이성적 기개는 쇠퇴하고 스토아, 에피쿠로스의 마음의 안정을위한 철학이 되었다.

113p. 혼란과 폭력의 세계에 등장한 신. 혼란의 시기에 유대교가 재조명을 받는다. 유대인 이주의 역사는 ‘디아스포라’라고 불린다. 유대교(민족종교)에서 기독교(보편종교)로 바뀌면서 존엄과 평등의 씨앗이 현실세계에 심어지게 된다. 아직까지 평등한 개인이라는 의식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그 씨앗이 기독교에의해 뿌려졌다는것은 부정할 수 없다.
119p. 아우구스티누스의 시대정신. 차가운 이성과 구분되는 뜨거운 정신의 영역 즉, 의지를 삶을 이해하는 새로운 지평으로 제시한다. 육체의 의지와 영적의지 사이의 갈등으로 생기는 끊임없는 내적전쟁에서 벗어나 절대자인 신에게 의지해야한다. 구원은 예수의 고난에 동참해 예수를 닮아가는 개인의 노력을 동반한 성화 과정의 산물로 인식된다.

4장. 근대 : 개인의 탄생, 온전하고 자유로운 삶의 발견.

부재 - 개인의 이상과 꿈이 존중받고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영위할 권리가 함께할 때 인간의 존엄과 진정한 행복이 있다.

140p. 자기다운 삶을 향한 르네상스인의 도전. 중세라는 1000년의 긴 잠에서 깨어나 비로소 세계와 인간이 발견되는 계기로, 암흑에서 빛으로 종교와 미신에서 이성과 과학으로 체제에 종속된 인간에서 자유로운 개인으로 전환되는 신호탄을 르네상스가 쏘아올렸다. 고대 그리스도 르네상스도 모두 물질적인 풍요로움과 여유가 있어서 이런 발전이 가능했다.
149p. 새로운 신호탄, 종교개혁과 개인주의 선언. 고대와 중세에는 사회적 규범을 지키는것이 옳은것이었으며 욕망과 충동이 자리한 내면은 규범과 충돌을 일으키는 위험한 영역으로 간주되었다. 개인의 위치가 과거와 달라지면서 인간다움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영글어가기 시작한다. 기독교와 귀족의 힘이 줄어들고 왕권과 브루주아(상인)의 힘이 세지면서 개인의 위상이 높아지기 시작했으며 마틴루터의 종교개혁이 만인사제설을 통해 개인주의에 불을 붙이게 된다. 즉, 교회공동체는 개인이 구원으로 가는 길에 도움을 주되 반드시 필요한것은 아닌 위치로 내려선다.
155p. 개인주의적 자유주의는 어떻게 확산되나. 베이컨과 데카르트가 개인을 지식과 진리의 중심에 놓게되고 홉스로 로크를 통해 개인을 권력의 중심에 놓게된다.
162p. 이성의 시대는 개인의 시대와 함께 흘러간다. 자유가 책임을 동반한다는것은 진부하지만 불변의 사실이다. 새로운 미래의 구성은 다시 이성에 의존한다. 16~18세기는 이성이 주도한 시기이기에 계몽시대라고 한다. 루소, 애덤스미스, 칸트, 벤담, 밀 등 오늘날 정치철학과 고전 사상가들이 이 시대의 사람들이다.
169p. 차가운 머리만큼 뜨거운 마음의 중요성도 커진다. 상황을 잘 판별하고 옳음을 추가하는 동시에 기뻐하고 화내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며 상황에 주관적으로 반응하는 정서의영역이 새로이 주목받기 시작한다. 특히 쾌락과 고통의 영역이 재조명된다. 욕망과 쾌락은 사회적 금기가 아니라 삶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으로 인식되면서 지금까지의 오명을 벗고 당당하게 전면에 나선다. 모나리자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새로이 싹터오르는 시대의 의식, 즉 쾌락과 즐거움은 자연이 준 선물이기에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 다빈치는 이러한 시대의식을 한 폭의 그림을 통해 집약적으로 표현하고 선언했다.  더이상 이성과 정서가 선악과 우열로 나뉘지 않는다. 근대에 들어오면서 욕망, 쾌락, 즐거움 등의 감성이 삶을 윤택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174p. 고삐풀린 쾌락의 위치는 어디까지 높아지나? 로크는 인간오성론에서 쾌락과 고통을 인간의 행위와 생각을 촉발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제시한다. 고통과 쾌락의 느낌이 없으면 우리는 특정한 생각 또는 행위를 다른것에 비해 선호할 이유가 없을것이라고 말한다. 흄은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는 성향으로 이루어진 인간의 마음을 정념이라고 부른다 .그러고는 정념이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며, 이성은 정념의 노예라고 주장한다. 이성은 정념이 가리키는 목적을 달성하기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계산해내서 정념에 봉사하는 역할을 한다는것이다. 고대와 중세의 이성과 정념과의 관계를 반전시킨것이다.
177p. 이성과 신앙에 의해 통제되어야할 악이었던 욕망의 영역이 근대에 들어와 선도 악도 아닌 자연에 의해 주어진 천성으로 간주되며 죄의식에서 해방되더니(로크), 이성을 휘하에 부리면서 삶을 주도하는 주인공으로(흄), 이제는 도덕의 근간으로까지 (공리주의) 그 위상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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